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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대로 적은 글/일상의 일기

20220531 일기

by 생각하는지성 2022. 6. 1.

야심차게 일기라는 글을 적고 싶은데 뜻대로 되질 않는다. 그럼에도 일기를 적는 이유는 2022년 5월 31일 현재 이 순간 사소하고도 미세한 변화를 기록하고 싶어서다. 일주일이나 한 달 일기가 아니라 하루 일기를 적는 것은 수학으로 치자면 한 점에서의 미분계수인 것이다. 그렇게 쓰고 나서 나중에 일기들을 모아서 보면 내가 어떻게 변해왔나를 관찰할 수 있다. 적분한 것이다.
최근에 인터넷에 빠져 살았다. 이전 문장에서 출발하는 글을 수십 편 적은 것 같은데. 로터리에 갇혀 빠져 나가지 못하는 초보 운전자 같다. 가고 싶은 길이 있는데, 방향성을 알지 못한 채 로터리만 돌고 있는 모양새다.
요새는 단어들이 잘 떠오르질 않는다. 문장을 쓰다가도 그 다음 문장이 연상되질 않는다. 그런가 하면 두 단어가 동시에 떠올라서 말하려다 이상한 단어를 조합할 때도 있다. 특히 동사에서 그런데, 예를 들자니 어렵다. 순간에 휙 하고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친구들과 학창시절 사진을 갖고 얘기하다가 내 학창시절 사진은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생 때 나는 내 모습을 별로 안 좋아했고, 사진 찍기도 싫어했다. 그런데 커서 보니 남는 건 사진이라고, 학창시절 사진을 많이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뭐.. 고3 현장체험학습 때 사진은 그래도 많이 찍어서 다행인 걸까.. 앞으로 많이 찍고 다녀야겠다.
웹툰을 많이 봤다. 오늘 본 건 <도박중독자의 가족>이라는 웹툰이었다. 주인공은 며느리인데, 시동생이 주식에 중독되어[각주:1]자신 재산은 물론이고 집안 재산에, 가족 명의를 도용하여 사채까지 끌어다 쓰는 바람에 집안 자체를 박살내 버린다(...). 주인공은 시동생의 잘못을 미리 막고자 꾸준히 남편, 시어머니, 친척에게 조언했었지만 모두 통하지 않았다. 시동생은 감당할 수 없는 빚에 시달리지만, 그런데도 일로써는 빚을 갚을 수 없다는 생각에 여전히 주식으로 돈을 벌 생각을 하고 있다.
웹툰 보면서 기억남는 대사가 하나 있다. 절대 사람은 타인에 의해 변하지 않는다고. 사람은 스스로 변하는 거라고. 나도 인터넷을 과하게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계속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역시 사람은 변하질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바뀌지 않는 한 내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직감에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밤이 깊어져 간다.

  1. (이걸 웹툰에서는 '도박 중독'이라고 말했다. 파칭코, 카지노 같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만이 도박이 아닌 것 같다. 불확실한 보상을 얻는 것이 반복되면 도박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뭐 정확하진 않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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