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가는 게 좋은 걸까...
오늘도 답이 없는 질문에 말문이 가로막힌다.
생각해보면, 실존주의적 관점에 따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에 따라 책임을 지는 삶을 사는 게 베스트다.
여기서 멋드러지게 글을 쓰고 싶다면 대충 이런 문장을 인용해서...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사르트르
아무튼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벤담, 칸트와 같은...어느 철학자들과는 달리 사르트르는 인간이 태어난 이유에 목적이 있는 건 아니라고 보았다.
왜일까.
사르트르는 의자와 사람의 차이를 두고 설명했다. 의자는 사람이 앉기 위해 만들어진다. 이것이 의자의 본질이다. 그런데 인간은 어떤 목적이나 본질이라 할 게 없다. 그래서 사르트르는 (인간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고 말한 것이다.
하이데거는 우리가 피투성의 존재라 말한다. 피투성... 하이데거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그냥 이 세계에 던져졌다는 뜻이다. 우리가 뭘 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기 때문...
그럼 실존주의는 성선설이나 성악설마저도 부인하는 걸까? 이건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이 실존주의자들의 말을 듣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게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된다. 타의에 의한 건 왠지 하기싫은 법이니까.
실존주의는 또한 우리에게 자유에 따르는 책임을 말한다. 자유에 따르는 책임, 흔히 자유론 하면 나오는 말이다. 그렇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건, 내 자유의지에 따라 한 것이면-강요나 협박에 의한 것이 아닌 것. 우리 법에서도 요 두 가지에 의한 거면 형사상 책임이 없다고 본다. 다시 말하자면 책임은 자유 의지에 따른 행동에만 뒤따른다는 것-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그럼 자유에 따른 책임을 지는 삶이 좋은 삶일까? 사르트르 아저씨는 그렇다 말해주겠지만, 범죄자나 윤리적으로 부도덕한 행동을 저지른 자는 행복하다고 느낄까? 사르트르 아저씨라면 이마저도 책임에 따른 것이라 말해주겠지
결국 인생은 자유 책임론으로 귀결된다. 그렇지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할도 있어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 사회계약론에 따라 국민은 국가에 복종할 의무를 지는 걸. 그러니 예컨대 병역의 의무를 저버리면, 나는 병역의 의무를 위반하는 자유를 선택했지만 그에 따른 책임, 즉 징역살이가 불가피해진다. 더 일상 생활로 들어가자면, 우리는 약속을 하고 사는데 그걸 위반하는 건 내 자유일지라도 그에 따른 책임은 내게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사회의 요구를 거부할 권리는 있는데, 그럼 불이익을 받는다.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에서 많이 보던 문장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두 가지 행위를 할 수 있다.
1. 사회의 요구에 위배되지 않는 자의적인 행동
2. 사회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 타의에 의한 행동
이때, 소속되어 있는 공동체의 수에 비례해 2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하나도 없다면, 1을 많이 할 수 있다. 이론상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즉 무인도에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1만 하고 살 수 있다.
이걸 내 삶에 적용하면... 나는 이미 많은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다. 1<2의 상황에 처해있다. 즉, 이명준이 말했던 것처럼 나는 밀실보다 광장에 나가있게 된다.
1. 사회의 요구에 위배되지 않는 자의적인 행동=밀실
2. 사회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 타의에 의한 행동=광장
차이점은... 이명준은 자의로 광장에 나가는 정치 공동체, 즉 루소가 말하는 직접 민주주의를 원했던 사람이지만 나는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따라 나간다는 점이다. 물론 광장에 나갈 기회를 잡은 건 자의에 따른 것이었지만서도, 밀실보다 광장에 많이 나가게 되어 조금 슬프다. 나는 밀실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런데 광장은 또 어떤 경험을 가져다줄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인생은 선택이다.
사르트르 아저씨 말이나 인용하고 끝내야지.
인생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이다.
-사르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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