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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대로 적은 글/일상의 일기

군생활 계획 (1)

by 생각하는지성 2023. 4. 28.

철야훈련 다음날인 오늘 하루종일 전투휴무였다. 전투휴무 때는 점호를 비롯해 어떤 일도 시키지를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전에 자고, 오후 동안 편히 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놀기만 해도 되는 것일까? 오늘 오후 동안 핸드폰을 계속 쓰기만 했는데 마음속으로 죄책감이 밀려들어온다. 왠지 그래서는 안 될 것만 같다. 아니, 이렇게 시간을 버리는 게 너무 아깝다. 군대에서 시간을 썩히는 게 좋지 않다는 사실은 여태껏 인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자기계발을 열심히 해야한다고 다짐도 했었다. 그러나 사람의 의지는 나약한 법. 핸드폰만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내니 오늘같이 자유시간이 있더라도 의미있게 보내기란 어렵다.

그럼 뭘 할까.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해야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고, 군생활을 돌이켜 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자. 자기계발 이전에 업무 인수인계와 생활 적응이 최우선이겠다. 형의 말마따나 여기에 있는 동안은 최소한 자기 할일은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고 나면, 기초체력을 늘려야 한다. 내가 받은 보직은 정보병이기에 포병이나 보병 같이 신체적으로 강도높은 훈련이나 임무를 요구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제와 같이 훈련을 하다보면, 생활하다보면 반드시 몸을 써야 하는 순간들이 온다. 그 순간들에 난 힘들다고 빠지면 선임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자기 할일을 제대로 할 수도 없다. 더군다나 일병에서 상병으로, 다시 상병에서 병장으로 진급 시 체력 검정이 예정돼 있다. 그때 체력이 없어 진급 누락 판정을 받고서 운동하지 않은 지난날을 후회할 것인가?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면 늦지 않는다.

이렇게 업무 인수인계, 군 생활 적응, 기초체력 증진을 어느 정도 마치면 그때서야 무언가를 해볼 수 있다. 군대에서는 위에 적은 것들을 하고 나서도 시간이 남는다. 난 여기 있는 책들도 그렇고,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들을 탐독해보겠다. 그리고 독후감을 블로그에 다시 끄적여 두어야겠다. 이걸 반복하다보면 교양도 많이 쌓이고 글쓰기 실력도 향상할 것 같다.

뉴스를 봐야겠다. 말만 하지 말고. 세상은 진짜 바쁘게 돌아간다. 최근만 해도 워싱턴 선언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중요한 순간순간들을 따라가지 못하면, 군대에서 기초체력이 없는 것과 같이 기자 준비할 때 많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뉴스는 곧 꾸준히 보는 게 핵심이다. 일단은 그렇다.
앞으로도 많이 생각을 해봐야겠다.

오늘 일기는 여기서 끝

편히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