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나는 대로 적은 글/일상의 일기

20230223 일기

by 생각하는지성 2023. 2. 23.

그래. 이번에도 일기.

학교 선배를 만나러 대전에 가는 길. 기차를 타고자 플랫폼에 갔다. 타는 곳 5번으로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노란선 안쪽에서 한 걸음 물러서주시기 바랍니다. 기차 진입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나는 기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순간을 눈으로 포착해 보고자 기차를 계속 응시하며 서있다. 곧이어 뱀머리처럼 역삼각형 모양을 한 기차 머리가 보인다. 기차가 좀더 다가오자 밝은 헤드라이트 때문에 기차가 보이지 않는다. 다가오는 거대한 물체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데 따르는 본능적인 두려움. 다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1011. 기차 번호가 보일 정도로 기차는 내게 가까이 왔다. 내 키의 수배는 되는 듯한 높이, 내 몸무게의 수천, 수만 배에 달할 육중한 중량. 나는 이미 기차를 수십번이나 타고 다녔지만서도, 오늘따라 기차 모습이 압도적이라 느꼈다. 기차를 타는 사람들은 이 상황에 신경쓰지 않는다. 지금은 단지 오늘 중에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순간의 순간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은 그렇게 기차에 올라탄다. 다른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야릇한 순간에 나 홀로 서 있다. 낯설게 보기. 나는 일분도 채 되지 않는 순간 동안 벌어진 모든 것을 낯설게 바라보았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한 승객이 기차에 몸을 싣는다. 기차는 다음 역을 향해 출발한다.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글을 써보고 싶어서 잠깐 써봤다. 근데 되게 어렵네 ㅎ... 평소 자주 타고 다니는 기차인데, 그 커다란 몸집을 보고 있자니 어딘가 무서운 구석이 있었다. 글은 이런 생각을 담은 것. 앞으론 이런 글도 종종 써야지

'생각나는 대로 적은 글 > 일상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0225  (0) 2023.02.26
20230224  (0) 2023.02.24
20230222 일기  (0) 2023.02.23
20230219  (0) 2023.02.20
20230217  (0) 2023.02.17